만리장성은 유일하게 우주에서 보이는 인간이 만든 구조물이다? 잘못된 상식 ②

2020년 07월 01일 by 정보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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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규모

 

'인간이 만든 구조물 중 우주에서 보이는 것은 만리장성 뿐이다'라는 이야기를 상식처럼 진실로 믿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이는 잘못된 정보 중 하나입니다.

 

 

만리장성의 규모가 크다 한들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볼 때 보일 정도의 크기는 아닙니다. 만리장성은 우주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우주에서 보이지 않는 만리장성

 

만리장성은 흉노족, 몽골인, 만주족 등의 북방 유목민족의 침략을 막기 위해 중국이 여러 시대에 걸쳐 북방에 건축한 인류가 만든 가장 거대한 건축물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기도 합니다.

 

만리장성의 길이가 만리(萬里)라 이름이 만리장성으로 지어졌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만리장성의 길이는 만리보다 더 깁니다.

 

 

만 리는 약 4000km이고, 만리장성의 길이는 6350km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만 리의 약 1.5배이며, 중국 기준을 적용해 만리를 5000km로 환산해도 12700리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만리장성의 길이는 연도가 거듭될수록 계속 길어지고 있습니다.(2009년 8851.8㎞/2012년 2만 1196㎞)

 

 

중국은 2006년 국무원 명의로 만리장성 보호조례를 제정하면서 만리장성에 대한 본격적인 보호와 연구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후 끊임없이 만리장성을 동서로 확장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명나라 때부터 만리장성은 동쪽 끝 산하이관에서 서쪽 고비사막에 위치한 자위관까지 6300여㎞라는 게 정설이었지만, 동쪽은 고구려와 발해가 자리하고 있던 지린(吉林)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 서쪽은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까지 늘리며 길이를 계속해 늘리고 있습니다.

 

 

만리장성의 실제 길이가 6350km 이든, 중국이 새롭게 발표한 2만 1196㎞ 이든, 만리장성이 인류가 만든 가장 거대한 건축물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주에서 만리장성이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우주에서 보이려면 길이보다는 크기가 커야 합니다. 하지만 만리장성은 길이는 길지만, 너비는 길어봐야 10m를 못 넘깁니다.

 

우주에서 육안으로는 만리장성을 볼 수 없으며, 일정한 공간분해능을 가진 위성의 원격탐지 기능에 의해서만 만리장성의 영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리장성이 우주선에서 보인다는 이야기는 30~40여 년 전 미국의 우주 조종사들이 "달로 향하는 우주선에서 지구를 봤을 때 식별할 수 있는 인공 건조물은 만리장성과 네덜란드의 제방"이라고 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이후 이 내용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면서 진실인 것처럼 자리 잡았고 하나의 상식처럼 여겨졌지만, 사실 이는 잘못된 정보였던 것입니다.

 

 

우주공간에서 만리장성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전문가들에게는 아주 일반적인 상식이었지만, 이를 뻔히 알면서도 많은 세월 이를 진실처럼 믿게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지 모릅니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38만 4400Km로, 달에서 보는 지구는 우리가 달을 보는 것보다 지름이 3.7배가량 큰 쟁반으로 보일 뿐입니다.

 

실제로 이 거리에서 최고의 시력을 가진 사람이 식별할 수 있는 이상적인 한계는 새하얀 바탕에 두께가 700m 이상으로 선명하게 검은색으로 그려 놓아야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만리장성이 우주에서 보인다면 만리장성보다도 더 큰 구조물(너비/폭이 큰)인 고속도로, 수에즈 운하, 철도 등도 보여야 맞습니다.

 

 

만리장성이 우주에서 보인다는 이야기는 언론의 잘못된 정보 전달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 봤을 때 만리장성이 실제로 보이는 것처럼 CG를 그려 넣어 일반인들이 우주에서 만리장성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사실로 받아들이게 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의 원칙은 진실 탐구에 있으며, 진실을 왜곡하거나 허위 또는 오보를 경계해야 합니다.

 

보도된 기사는 진실한지도 중요하지만 생산하는 방식이 투명하고 과학적인지도 주목해야 합니다. 그래야 독자가 정보가 쓸모 있는지, 객관적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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